오늘치 <한겨레>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몇가지 전제조건을 달아 쇠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보장하는 약속을 하도록 요구할 것임을 보여주는 미국 의회 문서가 공개됐다.' 고 보도했습니다.

참으로 놀라 숨이 멎을 것만 같았습니다. 지난 2008년 5월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둘러싸고 촛불시위가 한창일때 글쓴이는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는 절대 수입해선 안되는 이유를 담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을 재편집해서 미국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 움직임에 즈음해서 다시금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미국 젖소 진짜 먹으란 말인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쇠고기를 진짜로 먹으란 말인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막론하고, 미국산 쇠고기 협상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미국산 젖소 암소 수입을 차단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광우병은 왜 젖소에게서 많이 나타날까?
2011-03-24 23;29;41.jpg광우병을 비롯한 미국 소가 지니고 있는 포괄적인 위험도를 고려할 때 지금 자율규제로 제한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상한선 생후 30개월 미만은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불명확한 통계수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가설이 난무하는 광우병 논란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도출할 수 없다. 끝도 없는 광우병 논란은 국론을 분열시키며 국가의 기력을 소진시킬 뿐 협상의 포인트를 흐리게 만들 수 있다.

 

사진설명  유두가 선명하게 보이는 젖소 홀스타인 암소의 도축 장면. 성장 호르몬을 일상적으로 투여받는 젖소 암소는  

                    미국의 30개월령이상 소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사진 : 한겨레 2008-05-27, 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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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미국 젖소 암소의 고기의 국내 유입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젖소(홀스타인) 암소는 1,000만마리에 달한다.

전체 소의 20% 가량이 젖소 암소이다. 그러니까 미국의 30개월령 이상인 소, 즉 암소의 절반 가량이 우유을 짜내는 젖소인 셈이다. 따라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허용되면 문제의 젖소 암소고기가 들어 올 공산이 매우크다.

 

특히 성장호르몬을 일상적으로 투여받고 있는 젖소 암소 마리수는 200만마리로 추정된다. 미국의 소비자단체인 컨슈머유니온은 바로 이 200만마리를 매우 위험한 소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내에서 가장 위험한 군으로 분류돼 있고, 영국 광우병의 발병건수의 80%가 바로 문제의 젖소 암소이다. 미국 소비자단체에 의해서 촬영된 다우너 소 도축영상에 등장하는 소의 모두가 바로 젖소 암소이다.

 

그렇다면 젖소 암소가 왜 위험 할까? 미국 축산업자들은 보다 많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호르몬을 투여한다. 젖소 암소는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면 투여하지 않을때보다 1.5배 많게는 2배가량 많은 우유를 생산한다. 당연히 정상일 때보다 많은 우유를 짜다보니 소의 체력은 고갈되고 면역력은 떨어진다.

 

인위적인 성장호르몬 투여는 고단백질 사료자원이 필요로 하게 된다. 동족포식사료의 급여가 불가피한 것이다. 면역력 저하는 질병이나 세균 감염을 드높이고 항생제 투입을 늘린다. 내성이 길러진 젖소 암소는 보다 강한 항생제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성장호르몬 사용이 결국 다량의 항생제와 동족포식사료 시용을 초래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들 젖소 암소들이 우리를 공포로 몰고 있는 다우너(주저앉는 소)로 둔갑할 소지가 클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기업형 농장의 젖소 암소는 송아지때 우유를 먹고 자라지 않고 소의 피로 만든 우유대체제를 먹고 자란다. 젖소 암소는 송아지를 낳기 한달전부터 건유기(우유가 안나오는 시기)를 거친다. 그런데 미국의 기업형 농장에서는 건유기때에도 억지로 우유를 짜내기 위해 성장호르몬을 과다 투여해 물의를 빚고 있다.

 

미국 젖소 암소의 상당수는 생명체라기 보다는 성장호르몬 동족포식사료 항생제로 범벅이 된 우유짜는 기계로 취급받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오래 버티기 힘들다. 미국 젖소 암소의 평균연령은 3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면 미국과 무역전쟁을 감수하면서 까지 소의 성장호르몬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고 있는 유럽이나 한국은 이런 위험에서 안전할까?

 

유럽연합은 광우병 발병이 최초로 보고된지 3년이 지난 1988년 소의 성장호르몬을 금지하고 그 다음해인 1989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다. 한국에서는 1999년들어 소의 성장호르몬은 자취를 감췄다.

 

유럽과 미국은 1989년이래 성장호르몬 쇠고기 수입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다 결국 1998년 전 산업분야에 걸친 무역전쟁을 벌인다. 이후 성장호르몬을 생산하는 업체는 GMO로 악명이 높은 미국의 몬산토사만이 유일하다. 사용국가 또한 지속적으로 줄어 미국과 일부 중남미 국가로 제한됐다.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 암소와는 달리 고기를 얻기 위한 젖소 수소나 고기용 소의 경우 젖소 암소에 비해 호르몬 사용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양계농가들도 성장호르몬을 사용하지만 축종의 특성상 호르몬 잔류 피해 정도가 젖소 암소에 비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 축산업자들은 소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6가지 종류의 호르몬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 에스트라디올, 프로제스테론, 테스토스테론 등 3가지는 천연 호르몬이고, 제라놀(에스트로젠), 아세트산염 트렌볼론(안드로젠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아세트산염 멜렌제스트롤(프로제스틴) 등 3가지는 합성 호르몬이다.

 

시카고에 소재한 일리노이 의대 공중보건의학과의 사무엘 엡스타인 박사는 지난 2001년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성장호르몬을 생산하는 몬산토의 내부자료를 공개하며 발암의 위험성을 폭로했다. 몬산토사의 유전자재조합 성장호르몬이 발암을 촉진한다는 것이 그 골자이다.

 

그는 “성장호르몬은 장차 일어날 재앙을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호르몬은 IGF-1(insulin-like growth factor1)을 늘리는데, 내가 우려하는 것은 IGF-1의 수치가 늘어날 때에 초래되는 결과“라며, ”기존의 여러 연구보고에 의하면 IGF-1의 증대는 유방암, 결장암 및 전립선암의 발병위험을 현격하게 높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에, 성장 호르몬은 사용이 금지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1997년에 첫 선을 보인 뒤, 2006년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된 리처드 로즈가 쓴 '죽음의 향연'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 인체 성장 호르몬이나 성선 자극 호르몬을 투여 받은 적이 있는 사람, 전염성 해면상 뇌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 신경 수술 중에 인간 경뇌막 이식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 등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과 기타 전염성 해면상 뇌증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헌혈을 받지 말라고 권고 했다.' 실제로 2002년 영국에서 6년전 수혈로 인해 인간광우병에 걸리는 사례가 발생했다. 

 

'독소,죽음을 부르는 만찬'을 쓴 시사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식품 전문가인 윌리엄 레이몽은 2008년 5월 23일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 문제만 안고 있는 건 아니다. 성장호르몬도 문제다. 에스트라디올(난소호르몬의 일종),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의 일종), 트렌볼론 아세테이트, 그리고 제라놀과 같은 호르몬제도 문제다. 이들 중 일부는 사춘기를 앞당기고 호르몬 난조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일부는 장기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의 결정은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공중보건에 관한 수의과학위원회’로 하여금 쇠고기와 기타 육류에 남아 있는 성장호르몬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서 유럽연합은 2000년 5월 에스트라디올을 가축에 절대 사용하지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나머지 5개 성장호르몬에 대해선 좀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법으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유럽불임학회는 또한 의학저널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 2007년 3월 28일자에서 호르몬을 투여한 쇠고기가 남성의 정자수를 감소시켜 생식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젖소 암소고기 수입이 허용되면 우리 식탁은 발암물질, 잔류항생제, 광우병 등 위험이 도사린 쇠고기의 사정권안에 들어간다. 젖소 암소는 사료로 쓰는 것도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이들 고기는 국외로 배출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가 그 배출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미국은 특히 젖소 암소고기를 비롯한 30개월령 이상의 싸구려 쇠고기를 헐값에 한국 시장으로 내보냄으로써 곧 한국시장에 들이닥칠 캐나다산 쇠고기를 견제하고, 상대적으로 미국산에 비해 호주산 쇠고기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우리 쇠고기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미국의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에 대한 추가 수입 요구는 이런 노림수를 깔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젖소 암소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어떤 일이 있어도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는 수입해선 안된다. 이렇게 해야만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집단으로 꼽히고 있는 젖소 암소를 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젖소 암소고기를 제외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은 어떨까? 이것은 말장난일 따름이다.

 

왜냐 하면 연령 구분도 어려운 판에 품종(미국 젖소는 대부분 검은 무늬가 얼룩덜룩한 홀스타인)과 암수 구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DNA검사 방식도 있으나 99%가 정확하더라도 1%의 오류가 발생한다면 무역분쟁은 물론 소비자 혼란을 부추길 수 있어 현실적으로 적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 암소와는 달리 고기용 소는 사실 30개월이나 키울 이유가 없다. 소가 일정 크기 이상으로 자라면 몸무게는 조금 느는 대신에 사료 섭취량은 크게 늘어난다. 그러니 큰 수소가 600kg를 넘어서면 도축하는 게 상식적이다.

 

외국산 소의 품종은 600kg까지 자라는데 거세를 안했을 경우 22개월, 거세를 했을 경우 24개월 정도 걸린다. 미국에선 소의 성장호르몬을 사용하니 이보다 더 성장이 빠를 수도 있다.

 

그러니까 30개월령 이상 소는 다름아닌 암소이다. 암소는 생후 12개월째 부터 임신이 가능하고, 10개월이 지나면 송아지를 낳는다. 그후 120일이 지나서 다시 임신을 한다.

 

젖소 암소가 실제로 우유를 생산 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생후 22개월부터다. 따라서 사육농가 입장에서는 젖소 암소가 최소한 송아지를 두번이상 낳고 우유를 생산해야 타산이 맞다. 젖소 암소가 두번 이상 송아지를 생산하면 36개월령에 이른다.

 

결국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의 핵심은 어제나 오늘, 그리고 내일을 가릴 것 없이 '소의 나이'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선 고위험집단인 '미국 젖소 암소를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다.

멕시코 수준인 ‘30개월령 미만’이면 젖소 암소는 들어올 수는 있으나 극소수일 것으로 보인다. ‘25개월령 이하’이면 들어올 가능성이 희박하다. 일본처럼 ‘20개월령 이하’이면 완벽하게 젖소 암소를 차단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설마 설마 하면서 정부가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압력이 현실화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먹어야 하는 현실속에서 과연 미국을 우리의 우방이자, 자유 교역의 파트너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 이 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논란이 한창이었던 지난 2008년 5월 29일 작성된 것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글 내용은 과거와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최근 내용을 반영하지 못했음을 양해바랍니다.

 

Copyleft NewsKing 2011. 3.24. newski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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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Obama! Don't resort to any of your cheap tricks! Can you eat an old milking cow's meat which
was in growth hormone, drugs? and thus you often have spoken to people of backward nations, "Learn South Korea"?
The scenario for exporting US beef over 30months old cattle to S.Korea_Hankyoreh 2011.3.24. (Korean News)


 

<참고자료1> 한겨레 2008년 5월27일 보도

 

“미 쇠고기 위험성, 광우병이 다가 아냐”

미 인도주의축산협 수석조사관 ‘도살장’ 잠입취재 보고서 '게일 아이스니츠'의 책 <도살장>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미국 농무부의 말을 믿어도 될까?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서 먹어도 아무 문제 없다고 주장하는 한국 정부와 일부 수입 지지자들이 그 근거로 들이대고 있는 안전도 보증의 제공자가 바로 미국 농무부다.

 

미국 인도주의축산협회(HFA)의 수석 조사관이자 알베르트 슈바이처상을 받은 동물보호운동가 게일 아이스니츠의 책 <도살장>(시공사 펴냄)은 미국 농무부가 전파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 신화를 여지없이 박살낸다.

 

 

산채로 가축가공·성장촉진제투입 위험성 고발“도살장 오염은 목숨도 위협, 안전성?거짓말”

아이스니츠가 미국 도살장 노동자와 농무부 검사관들을 수없이 인터뷰하고 몰래 잠입해 도살현장들을 확인·취재하고 사진까지 찍어, 상상하기 힘든 비인도적 도살 만행과 온갖 오물 및 병균으로 뒤범벅된 미국 도살장을 고발한 이 책은 1997년에 출간돼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노킹건(기절총)으로 정수리 부분을 강타당한 소가 그 다음 단계인 목 따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인부들은 한쪽 다리가 레일에 걸린 채 매달린 소의 목을 따 피를 뽑고 껍질을 벗기는데 소들이 산 채로 그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흔하다.(위) 시간당 1100마리, 또는 초당 1마리꼴로 도살되는 돼지의 목 따는 단계 작업 광경. 시공사 제공

 

이제 10여년이 지났으니 미국 도살장도 많이 변했으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8년 5월, 그러니까 바로 이달에 쓴 <도살장> 한글판 서문을 아이스니츠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난 5년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한국은 유감스럽게도 다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시장을 개방했다. 한국인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의심을 품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그리고 거리로 나와 촛불시위를 열고 국가적인 토론을 벌이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요구하는 서명에 5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서명한 것 또한 아주 잘한 일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식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살장을 관리하고 있다는 미국 농무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그는 고발한다.


아이스니츠는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는 일본에 비해 미국 전역 900여개 대형 도살장들을 관장하는 미 농무부는 전체 소의 1%에도 못 미치는 소들만 검사하는 현실을 떠올리면서, 2004년 워싱턴 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 한 마리가 발견된 뒤 ‘다우너’(일어서지 못하는 소)를 식용으로 도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령이 통과됐지만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쓰러진 소를 잠깐 동안 일으켜 세워 억지로 도축검사를 통과하도록 하는 비리를 방조하고 조장하는 농무부 소속 수의사들의 행태를 고발하고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가 시장에서 유통됐다는 증거가 발견된 적이 없다는 농무부 주장이 거짓임을 재확인한다.


<도살장>은 광우병보다는 ‘자비로운 도살’ 규정을 어기고 다수의 가축들을 산 채로 가공하는 아비규환의 현장과, 비위생적인 고기 및 배설물 처리로 소·돼지·닭·말 고기들이 살모넬라, 오(O)157대장균, 리스테리아균 등에 오염되는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광우병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우리 관점에서는 초점이 비켜나 있지만, 미국산 쇠고기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광우병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성장촉진제 클렌부테롤의 다량 투입을 예로 보자. 클렌부테롤이 남아 있는 쇠고기를 먹을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농무부는 클렌부테롤 검사 결과 사용 흔적을 발견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농무부 기밀자료는 사용 사실과 도축 동물 세포의 극적인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지은이가 수집한 쇠고기 샘플의 3분의 1 이상에서 클렌부테롤 투여가 확인됐다.

 

그가 네덜란드에 미국산 쇠고기 샘플을 보내 검사한 결과 71개 샘플 중 26개가 클렌부테롤 양성반응을 보여 수년간 수만마리를 검사한 네덜란드산 송아지 샘플보다 더 많은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2003년 미국 회계감사원(GAO) 보고서는 농무부 수의사들이 찾아가서 직접 검사한 도살장은 전체의 63%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의 내장이 감염원인 오(O)157:에이치(H)7 대장균은 지금 미국 어린이들 신장질환의 주범이 돼 있다.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등을 유발하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탓에 숨진 사람들 대부분은 그로 인한 2차질환인 심장마비나 폐기능 정지, 뇌졸중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돼 도살장 오염에 따른 실제 피해는 가려져 있다는 게 지은이 생각이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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