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래없는 큰 이익을 거둬들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각종 글로벌 경제지표 역시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지난해 지구촌이 판단한 우리 사회의 건강성은 예전보다 못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부분적인 언론 자유 국가로 강등된 것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사회의 건강함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나아진 대외 경제지표 만큼이나 양극화는 심화했습니다.

오늘 ‘트루맛쇼’가 상영 여부를 놓고 법원의 결정이 내려집니다.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국제영화제인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들이 뽑은 관객상을 받은 영화가 일반인들을 상대로 상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내외 영화 관계자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그들은 아마도 얼마전 칸국제영화제에서 자전적 다큐멘터리 ‘아리랑’으로 ‘주목받을만한 시선상’의 수상을 앞두고 우리나라에서 영화감독으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눈물로서 일깨운 김기덕 감독을 다시금 떠올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속단하기 이르지만 과거 영상금지 가처분 신청 판례를 볼 때에 <트루맛쇼>가 법원에 의해서 실제로 상영금지 당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판결에 앞서 그동안 영상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례를 뒤져보니 수없이 많은 영화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가운데에서 실제로 영상 금지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성철스님의 일생을 다룬 영화 <성철>을 놓고 성철스님의 불교사상을 왜곡할 수 있다는 불교계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사례를 제외하곤 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살려 배려 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물론 이해 당사자들간 협의를 통해서 부분적으로 수정을 거친 사례는 없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트루맛쇼> 원본 그대로 즐길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트루맛쇼>는 영상이 영상을 고발하는 특이한 구성으로 권력으로 자리한 방송사의 불편한 진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게 사실입니다.

이번 가처분 신청 또한 그동안 영상금지 가처분신청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자 애써 온 공영방송 MBC가 오히려 1인 미디어의 영상에 대한 영상금지를 신청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사례로 받아들여 지고 있습니다.

영상이 영상을 고발하는 예사롭지 않은 영화, 그리고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를 내세워 온 방송사가 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이 선정한 영화를 놓고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려는 특이한 상황 만큼이나, 오늘 법원 판결에 대한 관심 또한 드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법원이 과련 1인미디어에도 거대 언론사에 버금가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인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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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맛쇼> 김재환 감독. 그는 이번 MBC의 영상금지 가처분신청을 앞두고 "안진다"는 단호한 말로 심경을 대신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트루맛쇼>에 대한 MBC의 영상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결은 ‘표현의 자유’로 일컬어 지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트루맛쇼>의 상영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떠나, 공영방송 MBC가 들이 댄 ‘언론의 자유’에 대한 잣대와 마인드 또한 두고 두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릴 듯 합니다.

‘TV맛집’ 방송이 홍보대행사, 외주제작사, 방송사, 연예인, 음식점, 손님으로 가장한 이름없는 배우들이 등장하는 만들어진 사실이라면, <트루맛쇼> 또한 이를 감시하는 또 하나의 만들어진 사실입니다.

이 만들어진 사실들의 진위를 따지기에 앞서 사람들이 ‘TV맛집’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바라 볼 수 있었다면, ‘TV맛집’방송의 또 다른 면을 다룬 <트루맛쇼> 또한 관람할 수 있는 ‘자유’ 또한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런지요.

갈수록 팍팍해져 가는 우리 삶속에서 관객들이 ‘음식 소비자’가 아닌 ‘영상 소비자’로서 <트루맛쇼>를 즐기고, 느끼며,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해 보입니다.

Copyleft NewsKing.KR 2011. 5. 30. newski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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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zfar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