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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09 장하나 의원, 뭘 잘 못 했나?

박근혜 그늘 아래, 배부른 야권

 

"정의구현사제단의 정치 개입을 문제삼기 보다 박창신 신부의 발언이 나의 가치관에 도전해서 싫다. 박근혜가 좋다고 말하는 것이 솔직하다"

 

대전가톨릭대 어느 신부가 교리신학원 수업을 하는 도중에 최근 사제들의 정치개입 논란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뒤집어 봐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여권은 그렇다치고 야권 내부에서 벌어진 진보당의 종북몰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진보당이 종북이라며 떼를 쓰기 보다는 진보당이 야권연대 속에서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싫다. 대학시절 NL의 주축 세력이 자리잡은 민주당 보다 NL의 변두리에 불과했던 이석기가 나서는 게 싫다. 그들이 정통 야당인 민주당에 앞서거나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 정치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싫다. 우리 몫을 빼앗기기 싫다고 말하는 것이 더 솔직해 보입니다.

 

국정원까지 동원한 여당, 그리고 선거공학자를 앞세운 야당이 손잡고 진보당에 종북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진보진영의 언론과 정치인은 조중동과 입을 맞춰 종북을 합창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야권의 공조에 힘입어 정부와 국정원의 이이제이 여론 조작 이벤트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모두가 꿈꾸던 아름다운 야권연대는 적잖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연대의 틀은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민주당은 아직도 종북몰이에 여념이 없는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문제삼으면서도 해체위기에 내몰린 진보당을 방치하다시피 합니다. 진보당이 해체되면 야권은 종북논란에서 비켜나 탄탄대로를 걸을까요?

 

NLL논란에서 보듯이 아마도 민주당은 진보당이 맞닥뜨렸던 종북의 길을 맞이할 겁니다.

그래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북한의 세습은 잘 못된 것이라 천명이라도 할 겁니까? 그래서야 민주당이 틈만 나면 얘기하는 햇볕정책의 복원과 남북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질까요?

 

이제 야권 인사들은 뒤틀린 감정의 타래를 풀고 오직 자유와 민주를 살피며 야권 내부에서 벌어진 모순에서 속히 벗어나 연대를 강화해야 합니다.

 

군대와 국정원, 그리고 보수세력이 박근혜하나로 결집한 여권을 극복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야권 전체가 의지를 다지고 힘을 합쳐도 버거운 일입니다. 복잡하게 얽힌 감정와 질시로 진보당의 해체를 방조하는 일은 공멸을 뜻합니다. 야권이 지난 대선의 과오를 짚어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권 퇴진요구가 시민사회에서 터져 나온다고 해서 지금 선거를 치르면 야당이 이길 것 같습니까?

 

원죄를 해결하지 못한 민주당은 새누리당과의 차별화도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진보를 자처하는 정의당은 진보의 자멸을 초래했다는 따가운 눈총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또 다시 후보는 좋은데 당이 내키지 않는다는 유권자들의 탄식을 마주하려 하는 건가요? 이런 식의 행보를 지속한다면 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패를 면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할 겁니다.

 

이럴 경우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는 박근혜 정부의 묘한 자만을 더 부풀릴 것입니다.

 

종북몰이와 부정선거를 비난하면서도 참담한 종북의 희생자인 진보당의 해체를 제대로 따져 묻지 않는 민주진영의 가치 왜곡은 국민을 상대로 한 정부의 심리전과 조작행위를 정당화할 따름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권력'의 추구는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이 별로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박근혜 아래에 위치하는 2등 자리가 탐난다면 진보당을 지우고 스스로 함께 소멸하는 '종북의 길'을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선택은 자유이나 그 대가는 혹독할 겁니다.

 

혹여나 사대주의와 보신주의에 찌든 정치를 개탄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여당에만 국한된 것이라 판단한다면 오산입니다.

 

야당, 특히 민주당은 지금 시민들이 느끼는 분노의 크기가 여야의 구분을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속히 간파하기를 고대합니다.

 

 

[사진설명] 장하나 의원이 잘 못 된 건가? 아니면 민주당이 이상한 건가?

 

장하나 의원이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부정선거에 따른 대선 불복을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런데 그는 성명 발표 직후 물의를 끼친 점에 대해 책임을 지고 원내부대표직을 사퇴해야 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당에 물의를 끼친 점은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를 두고 화합정치를 가로 막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당에 부담을 더했다는 얘기다.

 

나는 장하나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요구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대체 장하나 의원이 무엇을 잘못 했는지 고민해 봤다. 그런데 그가 무엇을 잘 못해서 이곳 저곳 사과를 하며 애둘러 자신의 소신을 얘기해야 하는지 그 까닭을 좀처럼 알 기 힘들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 트윗 건수가 2천만건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오는 작금의 현실속에서도 화합정치에 연연하는 민주당의 FTATPP에 대한 대응이 앞으로 어떠할 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FTATPP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이 책임 회피에 급급했던 한미FTA와 한EU FTA 방조행위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얻게 됐다.

 

장 의원이 앞으로 언론에 인터뷰할 때 비뚤어진 주변을 배려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치인이 중도보수라는 듣도 보도 못한 유권자층을 내세워 새누리당과 다르지 않은, 소수의 가진 자에 편에 설 때 이미 그 정치 생명을 다했다고 봐야 한다.

쓸 데 없이 굽히기 보다 박차고 나서는 것이 훨씬 더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회의원 자리에 연연하기 보다 스스로를 지키는 용기있는 자세가 정치인 장하나 의원의 앞날을 더 밝게 할 것이라 믿는다.

 

두려워 하지마라! 승리는 저항하는 자의 몫이다

Posted by ezfar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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