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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26 “보지마, 그건 잊혀지는 게 아닌가봐”

 

 

보지마, 그건 잊혀지는 게 아닌가봐

 

오늘 얼숲에서 참으로 참담한 글을 접했습니다. 되살아 난 독재의 칼날 매섭게 몰아치는 요즘, 영화 <변호인>이 세간의 화제거리로 등장했습니다.

 

다들 천만 관객을 얘기하며 서로 이 영화를 보기를 권유하지만 보지마라는 충고를 잊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무참히 짓밟힌 젊음에 관한 기억 때문이랍니다.

 

1986년 말 경기도 경찰국이 대학 출신 근로자 16명을 강제 연행해 반제동맹단으로 조작한 뒤,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반제동맹당사건. 2년 남짓한 옥고를 치르며 모진 고문을 감내해야 했던 사람들.

 

지금도 극장에서 다른 관객들이 눈물짓는 와중에도, 되살아나는 고통 때문에 아찔한 아픔에 몸서리쳐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이 온 몸으로 떠안아야 했던 잊혀지지 않는 아픔이 1987년 민주화 선언을 낳고, 군사정권의 종식을 고하는 밑거름으로 자리해서 민주 정부의 꽃을 피웠습니다.

 

함께 잊혀지지 않는 아픔을 공유한 친구들의 가슴아린 글을 읽으면서 다시는 젊은 미래가 무릎꿇는 오열의 역사가 반복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참 많을 겁니다.” 오늘 그 많은 분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편집자주>

 

 

 

김현권 님 :

어제 변호인을 봤습니다. 여러차례 눈시울이 뜨거울 때도 있었습니다만 저는 내내 영화가 참 불편했습니다. 통닭구이라는 장면을 볼 때부터 속이 메스껍기 시작해 재판 장면들이 영화로 대하기엔 너무 거북했습니다.

오랜 시간 덕분에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헛구역질처럼 목구멍을 치고 올라왔습니다. 보지 말았어야 할 영화였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참 많을 겁니다.

 

이원영 님 :

현권아, 나도 집사람과 봤는데 울컥한 장면들이 있었지. 근데 그보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에 머리보다 몸이 더 빨리 반응하더라고. 여전히 잊을 수 없나봐. 작년 박종철열사 기념관(옛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을 갔을 때도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해서 집사람이 놀래서 끌고 내려갔지. 영화 보고 나와서 그 장면만 자꾸 떠오르고 집에 와서는 잠이 안오더라고.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내 몸은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나봐.

 

함운경 님 :

난 아직 안봤는데. 고문장면 많이 나오냐? 통닭구이 오랫만에 듣네. 거기에다 수건덮고 물붓지. 그런 장면도 나오냐? 내 고등학교 은사님은 오송회사건으로 5년 살고 나오셨는데 수도물 소리만 들려도 온몸을 떨다가 요즘은 나아지셨는데, 현권이도 고생많이 했지.

징그러운데 요즘 설치는 놈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나봐. 우리가 헛 살았어.

 

조혁 님 :

나는 정말 안볼래! 안봐도 되는 곳에 있으니까!

 

이성호 님 :

나도 우리 집사람 이야기 듣고 영화보기를 포기했다. 현권이가 똑같은 이야기를 하네

 

김현권 님 :

운경아 보지마 잊은 줄 알았는데 그건 잊혀지는 게 아닌가봐

 

조혁 님 :

나는 정말 안볼래! 안봐도 되는 곳에 있으니까!

 

김현권 님 :

운경아 보지마 잊은 줄 알았는데, 그건 잊혀지는게 아닌가봐

 

김주영 님 :

마음이 아련하다

 

정현태 님 :

나도 많이 울었다.그러나 그래서 더 악착같이 일어서야 한다.

 

출처 : 김현권님 얼숲

http://www.facebook.com/hanwooabi/posts/624257590944873


Posted by ezfar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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