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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6 진짜 소셜과 짝퉁 소셜

진짜 소셜과 짝퉁 소셜
소셜커머스의 두 얼굴


최근 스마트폰이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더불어 소셜웹이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소셜웹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 동안 ‘진품’ 소셜과 ‘짝통’ 소셜이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권위를 내세운 언론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뿌리를 더 깊이 내리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하나는 언론의 포퓰리즘으로 뻥튀기하면서 거품을 더하고 있습니다.
 


소셜웹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 그리고 공급자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해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소셜커머스, 스마트폰으로 더불어 농장을 가꾸는 소셜게임 등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중에는 ‘소셜’이라는 말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소셜'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어슬픈 ‘소셜’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소셜커머스’라는 것입니다. 소셜 삼형제중 하나인 소셜커머스에 대한 사람들의 곱지않은 시선은 무슨 이유일 때문일까요?


최근 들어 ‘페이스북’에선 농업인과 소비자들이 질좋은 농식품을 공유하고 거래하는 F마케팅이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농업인들이 페이스북에서 맺은 친구들과 자신이 애써 기른 농산물이며, 전통방식으로 생산한 식품을 공유하고 거래하는 것입니다.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런 직거래는 페이스북 안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도시와 농촌을 잇는 새로운 마케팅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농업인들은 이를 통해서 대형쇼핑몰에 입점하고, 유통상인들이 올린 헐값의 농산물과 어려운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됩니다. 또 적지 않은 광고비와 수수료를 내는 대신 도시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값으로 질좋은 농식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 또한 자신과 친분을 맺고 있는 농업인들로부터 믿을 수 있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누이좋고 매부좋은 새로운 직거래의 틀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에 소셜커머스로 불리며 가격파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공동구매 방식은 이런 미덕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소셜커머스 운영업체는 이미 200개를 넘어섰고 거래규모도 잘 나가는 업체의 경우 하루에만 십억대의 매출을 올린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이들의 판매방식은 기존의 공동구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영업사원들을 고용해서 식당, 관광업소, 미용실, 제조업체 등 상품과 서비스를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며 상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영업의 목표는 가격을 기존보다 크게 낮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셜커머스 업체 또한 수수료 명목으로 한 몫을 떼어 가져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는 업체로부터 많게는 30%, 적게는 10% 정도의 수수료를 요구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보다 가격을 보통 30%~50% 가량 낮춰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상품과 서비스를 유치하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광고에 목을 메답니다.


많은 마진을 확보하는 업체들은 대형 포털의 메인광고까지 동원하면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립니다. 규모가 적은 업체들은 자신의 사이트로 사람들의 접속을 도와주는 메타사이트, 블로그, 까페, 트위터, 페이스북까지 총동원하며 판매에 안간힘을 다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입니다. 음식점 주인들은 처음에 ‘설마’하다 봇물터지듯 갑자기 너무 많은 주문이 헐값에 들어오다 보니 중간에 거래를 취소해버리기도 합니다.


홍보하는 셈치고 소셜커머스를 한번 이용하려 했다가 큰 코를 다친 가맹업체들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해 버리는 것입니다.
 

문제가 이렇게 꼬이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날선 항의에 맞닥뜨릴 수 밖에 없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업소에서 당초 제공하기로 했던 서비스를 극히 제한하거나 제공하는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 잦아 지면서 소비자들의 환불 소동에 직면해야 하는 일이 곧 잘 벌어진다고 합니다.
 


일일이 업소를 찾아다니면서 영업을 하다보니 인건비도 만만치 않은 실정입니다. 현재 내놓으라 하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100명~150명에 달하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름난 대형쇼핑몰과 비교해서도 적지 않은 인력을 거느린 셈입니다. 영업을 뛰어서 상품을 채워야 하니 많은 인력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요즘엔 경쟁이 치열해져서 상품 따오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매출의 질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의 매출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통한 판매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광고에 매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광고비 또한 만만치 않아서 수수료로 받은 몫의 상당부분을 광고하는데 써 버린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 인건비에 출장비 지급하고 나면 사실 이윤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 내부의 목소리입니다. 이익은 커녕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잘 나가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경영실적은 그 외형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초라합니다. 그나마 잘하는 경우가 손해를 보지 않는 정도이고, 적지않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떠안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소규모 업체가 아닌 그나마 업계내에서 이름 값을 한다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성적표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신생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자본력에 치우친 기존 상거래 시장의 구조주의를 그대로 답습하다 보니 창의력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통한 성공 신화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보다 많은 수수료를 얻지 못하니 광고비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도 떨어지는 데다, 그나마 자본도 없어 억대에 달하는 거래를 지원하는 결제시스템을 확보할 수 없는 중소형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현재 매출규모를 유지하는 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억대에 달하는 거래를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보증보험과 함께 결제시스템 한도가 뒷받침 돼야 하는데 자본력이 취약한 소규모 기업들은 꿈도 꿀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르다 보니, 요즘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쿠폰을 구입했으나 실제로 사용을 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기를 은근히 기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중에 뜬 돈'이 어찌 수익모델이 될 수 있겠습니까?


실제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소셜커머스 강의에 나선 한 소셜커머스 업체 대표는 “지금 소셜커머스는 거품이 많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주변의 재력을 빌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길을 선택한 사례”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이 말을 듣고, "이건 중요한 사안으로 대충 흘려서는 안될 말"이라며 "그게 믿을만한 사실이냐"고 물었고, 강사로 나선 소셜커머스 업체 대표는 확신에 찬 어조로 "명백한 사실"이라며 "(그 뒤에) 재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선 하루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거래를 지원하는 결제시스템 도입을 위한 보증보험 발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요즘들어 소비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가면서 친환경방식으로 생산한 질좋은 농산물 소비가 괄목할만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아이들에게 더 낫고 안전한 음식을 제공하고자하는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현재 소셜커머스의 낙후한 마케팅 방식으로는 이런 상품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절반 값에 많은 수수료 부담을 지우면서 품질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한마디로 요즘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눈물과 희생을 담보로 일회성 잔치를 벌이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다 보니 소셜커머스에 대한 가맹업체들의 불신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소셜커머스에 참여했던 업소 관계자들의 80%는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반값 할인 만을 쫓아 온 사람들이 두배로 값이 다시 올랐을 때에도 가맹업체를 거의 찾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반값 할인에다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하는 가맹업주가 고객을 감동시켜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가맹업주들은 홍보이벤트 삼아 실시한 소셜커머스가 일시적인 철새떼의 흥미거리는 될 지언정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계속해서 반 값에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없으니 홍보효과는 기대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애매한 반값보다는 차라리 무료 시식회를 하는 것이 더 나았을 뻔 했다는 볼멘 소리가 흘러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구시대 비즈니스모델에다 영속성도 의문시되는 소셜커머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왜 식을 줄 모를까요? 강연에 나섰던 소셜커머스업체 대표는 이렇게 잘라 말했습니다.



“분위기를 몰아가는 언론 때문입니다. 소셜커머스라는 거창한 이름아래 내부는 곪아가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언론의 과대포장 때문입니다.”



얼마전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셜커머스를 통한 피해사례가 급증하자,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로 인해 정신과 시간의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소비자 뿐만아니라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업체들 또한 불만을 성토합니다. 내놓으라 하는 소셜커머스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적자로 얼룩져 초라하기만 합니다. 광고를 맡은 대형포털만 행복합니다.


이럼에도 언론은 이런 부작용에 대한 보도에는 인색합니다. ‘미친가격’ ‘통큰가격’ ‘아파트 25% 할인’운운하며, 소비자들을 자극하는 기사를 더 많이 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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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나기와현의 버드까페에서 정가 21,000엔에 파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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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곳에서 절반 가격으로 일본 그루폰을 통해 판매한 제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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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에서 절반 가격으로 일본 그루폰을 통해 판매한 제품(2)


작금의 소셜커머스는 왜 사라져 가는 거품일 수밖에 없을까요?


‘통큰 치킨’을 떠올리면 어렵지 않게 그 미래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저의 좁은 생각으로는 롯데마트는 애초부터 이를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냐 하면 또 다른 롯데, 즉 치킨을 전문적으로 파는 프렌차이즈 ‘롯데리아’를 생각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롯데리아는 ‘치킨’을 위주로한 프렌차이즈 시장에서 가격이 높은 편에 속합니다.



실제로 롯데리아는 롯데마트에 항의를 표시하고 나서면서 언론의 도마위에 올랐던 치킨 프렌차이즈들보다 치킨을 더 비싼 가격으로 팔고 있습니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으로 롯데리아 또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롯데마트는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팔고 있는 치킨을 같은 롯데인 롯데리아는 비싸게 팔아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한 것입니다.



언론에 의해서 부풀려진 거품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관심받고 싶어 깜짝쇼를 한다 한들 토대가 취약한데다 상대방의 희생을 담보로 이뤄진 변칙적인 마케팅은 그 생명력이 짧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해 온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뛰어들 태세입니다. 높은 수수료와 광고비를 전제로 한 소셜커머스는 경쟁력에서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지원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경우 상품을 입점하는 지역 주민들이나 소상공인들로부터 많은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을 뿐더러 소비자에게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공신력을 앞세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농특산물과 농촌, 그리고 관광시설을 기반으로 대량 거래를 위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공동 마케팅 플레이스를 만들고, 제대로 된 품질과 적절한 가격을 제공하고 나설 경우 현재의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인터파크 등과 같은 대형 사이트들 또한 속속 공동구매 시장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많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독립적인 비즈니스모델을 확보하기 보다는 대형사이트들에 의해 종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형 포털에 마케팅을 거의 의존하다시피 하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하는 한 기존 전자상거래의 틀을 벗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현재까지는 소셜커머스 강연회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퇴근시간이후 밤늦은 시간도 마다하지 않고 3시간짜리 강의에 5만원을 지불하면서 새 지식을 습득하러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망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알맹이도, 비전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런 모임에 여러차례 참여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나중에 명함을 교환하다 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케팅회사 대표들이었습니다. 강의실을 나서면서 저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말로 평가를 대신 하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미친 가격'이 빠르게 번지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소셜커머스 강연회 소식을 접하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강의를 들었건만 건진 것은 뭔가 부족한 아쉬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소셜커머스의 진면목이라고 속단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의 진화, 아니면 또 다른 마케팅 플레이스가 조만간 출현하리라 생각합니다. 얼마전 구글이 6조 9천억원을 제시했음에도 인수에 실패한 그루폰이 좋은 사례입니다. 그루폰은 초기에는 공동구매 위주의 가격파괴를 주무기로 삼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함께 판매에 참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선보여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루폰보다 나은 소셜커머스가 우리나라에서 탄생하길 기대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미친 가격이 아닌 제 값받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기뻐하는 진정한 소셜커머스를 만들어 내리라는 기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얼마전 저는 눈을 질끈 감고 페이스북 친구중 한명을 삭제했습니다. 다름 아닌 소셜커머스 기업 대표가 강연도중에 페이스북을 통한 성과를 설명하면서 자신이 남모르게 심어놓은 장사꾼을 소개했는데, 다름 아닌 저의 페이스북 친구였습니다.
그 사람이 미워서가 아니라, '매상'에 발목이 잡힌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에게 반값을 강요하다시피 하는 현재의 소셜커머스가 싫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상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비자를 감동시키기 이전에, 생산자 스스로가 헐값에 넘길 수 없을 만큼 애착을 지닌 상품이 진정한 노동의 가치를 담았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자본과 광고에 의존하며 시장을 지배하는 마케팅은 싫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시장의 원리’라 부르며 자본이 자본을 낳은 구조주의의 모순이 더더욱 싫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 그리고 판매를 떠맡은 유통주체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신뢰를 통한 네트워크가 취약한 상황에서 급한데로 자본과 광고를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키우다보니 가격 파괴와 광고 도배만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수단이 돼 버렸습니다. 이런 악순환은 고스란히 입점업체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소비자들은 보다 질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어제, 오늘 지인들을 위한 선물용으로 제주산 친환경 귤, 세 상자를 페이스북 친구를 통해 주문했습니다. 비록 결제시스템은 없었지만, 담벼락을 통해 눈에 익은 농업인과 대화를 나누며 인터넷뱅킹과 쪽지를 이용했습니다.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은 뒤따랐지만, 우리 농촌에 뭔가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뻤습니다. 물론 가격도 저렴하고 질도 좋습니다.


그도 그럴 듯이 설을 앞두고 택배가 폭주한다는 기분좋은 사진과 글이 페이스북에 종종 오르내립니다. 농업인들이 올린 것입니다. 농촌과 도시가 함께 호흡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딸아이들과 함께 푹 빠져 있는 소셜팜 게임 또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합니다. 틈이 나면 스마트폰을 통해서 아이들 농장에 들러 잡초도 제거하고, 벌레도 잡아 줍니다. 그리고 비어있는 땅에 제가 구입한 씨앗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아이들로부터 전화가 걸려 옵니다.

“아빠가 심어준거야?” “내가 아빠한테 씨앗 괜찮은 것 보내 줬는데, 봤어?”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공통의 관심사가 생겨서 좋고 얘기거리가 늘어서 좋습니다. ‘소셜’은 이래서 재미있는 것 아닐까요? 사람사는 재미 말입니다.


다른 누구의 희생을 담보한 어이없는 가격.


언론은 이를 두고 ‘미친 가격’운운하며 사람들을 자극하기에 바쁩니다.
오늘도 싼 것 없을까하며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뒤지며, 쿠폰을 모으는 젊은이들이 그렇게 찾아 헤매는 '미친가격'속에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뼈아픈 고통이 스며들어 있음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언론은 제대로 된 소셜커머스의 구현과 성장을 위해서 질책을 아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적어도 손가락 몇 개로 하늘을 가리려는 우를 범해선 안될 일입니다.
 


트위터가 우리나라에 선보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언론은 트위터에 오른 수많은 글들을 두고 검증되지 않은 골치거리로 취급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언론은 정작 소셜커머스 업체들 뿐만아니라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 그리고 소비자들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지금의 소셜커머스를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가격을 낮추면 모든 것이 용서됩니까?
 


마케팅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필립 코틀러는 최근 '마케팅3.0'이라는 책을 통해서 영혼을 담은 마케팅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코틀러는 산업자본이 만든 상품 중심의 마케팅, 그리고 소비자의 기호와 감성에 초점을 맞춘 소비 중심의 마케팅을 넘어서 전세계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영성(영혼)마케팅으로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합니다.
 


이는 소셜커머스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며, 어떤 미래를 그려가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어지고 있는 농촌과 도시간 직거래는 코틀러의 '마케팅3.0'으로 성큼 다가서는 사람의 네트워크를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간 믿음의 네트워크없이 ‘미친가격’과 ‘광고’만을 내세우며, 스러져 가는 작금의 국내 소셜커머스의 가려진 ‘불안’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TV와 신문광고보다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쪽에 광고를 집중키로 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코카콜라는 특히 ‘코카콜라’ 브랜드 마케팅을 페이스북 이용자들에 온전히 맡기는 놀라운 광고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코카콜라는 기업이 더 이상 브랜드를 관리할 수 없음을 깨닫고, 과감히 ‘손에서 놓기’로 결정했습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한 때 기업의 것이었던 브랜드를 팬들에게 돌려준 코카콜라에게 더 뜨거운 애정으로 보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두고 ‘현명한 코카콜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펩시콜라는 지난해 23년동안 매년 거액들 들여 온 슈퍼볼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페이스북쪽에 투자하는 ‘재혁신프로젝트(Refresh Project)’에 돌입했습니다.
 


‘광고’에 가장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속성을 지닌 이들 글로벌 기업은 자사 상품의 미래를 기존 매체나 인터넷 포털이 아닌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맡긴 것입니다.


사람의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 대화와 나눔의 장, 그것이 바로 진정한 소셜커머스를 위한 토양이기 때문입니다.


Copyleft NewsKing 2011.01.25. newski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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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zfar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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