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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20 서울에선 슬로푸드축제, 안 된다고?



 서울에선 슬로푸드축제 안 된다고?

 

"서울시, 이번엔 ‘슬로푸드 축제’ 놓고 충돌...燈축제 싸고 진주시와 갈등하더니“

“서울시 vs 지자체 축제갈등, 이번엔 '슬로푸드'? 내년 3∼4월 슬로푸드 축제 개최...경기 남양주 등 타 지자체 축제와 겹쳐 반발 예상”

 

얼마전 언론에 보도된 기사 제목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축제가 마치 지자체의 전용 상품이라고 되는 양 그릇된 가치를 지니고 사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한다.

 

슬로푸드는 음식을 매개로 한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친 운동이다. 그리고 음식의 뿌리인 농민 농촌 농업, 그것도 옛 방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소농 사회에 뿌리를 둔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사람과 지구를 살리는 ‘미래’라고 말하고 있다.

 

슬로푸드 운동이 소농을 기반으로 한 지역공동체 활성화가 우리에게 주어진 미래라고 말하는 이유는 수명이 50년도 채 남지 않은 화석연료를 발판삼은 인간의 자본과 과학의 오만함이 고전의 진리와 생태계의 영원함을 기만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슬로푸드 운동은 사람들의 탐욕이 빚은 식량의 독과점과 기아 증가, 그리고 패스트푸드로 상징되는 출처 불명의 공장식 음식의 생산이 생명다양성을 위협하고있다고 말한다. 특히 돈이 만든 허구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지역, 즉 인류가 얹혀서 살아가야 하는 생태계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전세계 슬로푸드 네트워크는 토종 종자와 음식을 복원하는 맛의 방주, 그리고 토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농부와 다양한 전문가 그룹이 함께하는 ‘프레지디아’, 로컬푸드를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한 농부시장(어스마켓), 패스트푸드에만 집착하는 광고미디어에 대응하기 위한 음식교육 등을 지역공동체인 컨비비움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슬로푸드가 말하는 축제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물질주의가 모든 가치를 왜곡하는 와중에서도 참된 가치를 지니고 소박한 미래를 꿈꾸는 소수의 사람들이 고립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보태기 위한 일종의 연회다. 
이것은 사람들이 축제하면 떠올리는 엑스포나 난잡한 먹거리를 맛보고 구입할 수 있는 전시 이벤트 행사와는 다르다.
 

 

슬로푸드가 말하는 축제는 소농과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인류의 미래에 대한 확신, 그리고 선조로 부터 물려 받은 지역 전통 음식과 문화의 공유, 인간성을 주눅들게 하는 물질 자본주의에 대한 경계를 담고 있다. 그것은 비록 적은 이들이나마 이런 가치를 함께 공유하며 그것이 나만이 고민하는 외롭고 소외된 길이 아님을 확인하고 연대의 우정을 드높이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이 보다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면 슬로푸드 축제는 떠들썩한 놀이마당이나 이벤트 전시행사라기 보다 우리의 공공기반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고 연대의 뜻을 나누는 촛불집회에 더 가깝다.
 




슬로푸드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농촌에 돌아갈 것을 진지하게 말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사람들이 도심에서 생명을 기르는 도시농업을 영위하기를 권장한다. 그리고 질좋은 식재료는 그 땅의 농부에서 비롯하는 것임을 음식교육을 통해서 강조한다.

 

슬로푸드 운동이 도시에 대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까닭은 다름 아닌 소비자가 공동생산자로서 농업에 대한 이해를 넓힐 때 우리의 사회는 참으로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때문에 슬로푸드 음식교육의 핵심은 언제나 농부를 이해하는 도시사람들, 즉 농부와 영혼을 함께하는 공동생산자를 배출하는 일이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사람들의 촛불집회가 해당 지자체의 고유한 영역이 될 수 없다. 이렇듯 슬로푸드 축제는 농부와 지역을 사랑하고, 자연 그대로 주어진 생태계속에서 사람에게 적합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기에 소비자들이 밀집해 있는 대도시야말로 슬로푸드 축제가 꼭 필요한 곳이다.

 

지역경제 선순환과 공동체 회복이라는 로컬푸드의 본질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거리에만 매몰된 로컬푸드는 엉뚱하게도 대형마트의 마케팅 도구로 자리하고 있다. 대형마트속에 자리한 로컬푸드 판매코너는 본말이 전도된 우리 사회의 가볍고 천박한 단면을 드러내 보인다.

 

지자체들은 슬로푸드 축제를 말하면서도 지역의 토종을 가꾸고 도시와 농부들의 연대를 모색하는 데에는 정작 인색하다.

 

슬로푸드 코리아는 어느 지역만을 위한 이벤트 회사가 아니다. 사라져가는 토종과 전통지식을 되살리기 위한 절박하고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난하고 순수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지자체장들이 진정 슬로푸드를 위한다면 고전의 삶을 소생시키기 위한 연대의 뜻을 담아 서로 슬로푸드 축제를 권장해야 마땅하다. 나아가 이들은 지역공동체와 소농사회를 복원하기 위한 참여민주주의 실현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지역 생태계 복원과 토종 자원의 지속성을 위해 지역 농부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예산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무엇보다 ‘지역’의 미래를 살펴야 한다.

 

더 이상 어슬픈 언론이 슬로푸드 축제가 누구 것이냐를 따지고 지역간 분쟁을 조장하며 슬로푸드 운동의 확산을 가로막는 파렴치한 기사를 마구 써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진정한 언론인이라면 인간이 만든 대멸종의 시대를 맞아 우리 토종이 처한 위험을 알리고 홀로 고전분투하는 농부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야 한다. 우리나라 언론인들이 ‘고전의 삶’으로의 회귀해야 할 이유를 많은 이들에게 일깨우는 영혼이 담긴 보도를 실천에 옮겼으면 한다. 언론인들은 스스로 변해야 한다. 슬로푸드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카를로 페트리니 역시 언론인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슬로푸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온 인류가 각 자에게 주어진 고유한 생태계를 되살리며, 지속 가능한 생명을 이어가는 생존을 위한 사람들의 몸부림이다. 사람이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외침이다. 어느 지역은 하고, 어느 지역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외로움과 고립을 벗어던지고 서로의 진정을 확인하는 연대와 협력, 그리고 배려를 함께 나누는 장을 어느 지역에 한정지으려는 설익은 편견은 슬로푸드가 꿈꾸는 세상, 어디에도 자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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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 인용) 서울시, 이번엔 ‘슬로푸드 축제’ 놓고 충돌
燈축제 싸고 진주시와 갈등하더니…
 
朴시장, 사업추진 지시
 

서울시가 이미 지역 중소 도시들이 개최하고 있는 ‘슬로푸드(slow food)’ 축제를 준비하고 있어 경남 진주시와 갈등을 빚은 ‘등(燈)축제에 이어 또 다시 중소 도시와 충돌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월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1월 10일 식품계 전문가들과 함께 ‘2014 슬로푸드 축제 추진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내년 3, 4월 개최가 목표인 슬로푸드 축제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을 논의했다.

 

박원순 시장은 최근 슬로푸드 축제 개최 방안과 함께 이를 ‘먹거리를 통한 시민 건강 증진’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는 슬로푸드 축제를 통해 먹거리 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가 추진하는 슬로푸드 축제는 이미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사한 이름과 내용으로 열리고 있어 축제 모방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의 슬로푸드 축제 추진에 대해 타 지자체는 불편한 기색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남양주시는 국제대회 성격이 짙다”며 “중복될 가능성이 있는지 신중하게 (추진상황을)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 (머니투데이 인용) 서울시 vs 지자체 축제갈등, 이번엔 '슬로푸드'?
내년 3∼4월 슬로푸드 축제 개최...경기 남양주 등 타 지자체 축제와 겹쳐 반발 예상
'
 

유등축제' 베끼기 논란으로 경남 진주시와 갈등을 빚었던 서울시가 이번에는 '슬로푸드 축제'를 계획하고 있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과 충돌이 예상된다. 슬로푸드는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말로 느린 삶을 의미하며 그 시작을 식탁에서부터 시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11월 3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내년 3월말∼4월초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시민청에서 '2014 슬로푸드 축제'를 열기로 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축제는 △시대·테마별 서울 음식 소개 △일본, 대만, 중국 등 세계 음식 초대 △음식과 관련된 영화 상영 △궁중음악 등 음악과 함께하는 음식 등의 테마로 구성될 예정이다. 외국학자들이 참여하는 전통음식(한식) 심포지움과 '서울 한식 선언' 등의 행사도 준비돼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계획대로 슬로푸드 축제를 개최하면 같은 행사를 진행해온 다른 지자체와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슬로시티로 지정받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다양한 슬로푸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전남 완도청산 슬로걷기 축제 △경남 하동 야생화 문화축제 △전남 창평 전통음식 축제 △경북 상주 함창명주페스티벌 △경북 청송 사과축제 △강원 영월 김삿갓 포도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일부터 6일까지 남양주 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린 아시오 구스토는 아시아·오세아니아 44개국이 참가, 국제·국내·주제관 등에서 1000가지 음식을 선보인 바 있다. 행사 기간 동안 53만여 명이 방문하고 경제 파급 효과도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남양주시 측은 분석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다른 지자체와 같이 슬로푸드를 주제로 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반대한다"면서 "슬로푸드에 한정하기보다는 '한식'이라는 주제를 더 심도있게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Posted by ezfar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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