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4. 02:27
눈이 내리는 일요일. 정오부터 오후내내 눈이 내렸습니다.
눈내리는 휴일에도 불구하고 중국집 음식점 편의점 대리운전 택배에 이르기 까지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너무 추워 찾는 사람이 없는데다 가스값까지 치솟아 장사하면 손해라며 빵 굽기를 포기한 붕어빵집을 제외하곤 여느 평일과 다름없는 하루였습니다. 서민들의 삶은 일요일 내리던 눈도 어쩌지 못할 만큼 그렇게 바삐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7층 빌딩에서 내려본 인덕원 사거리 모습입니다. 눈내리는 일요일도 아랑곳없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론가 여전히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인덕원역 7번 출구에서 나와 10걸음 정도 걸으면 본죽 가맹점이 있습니다. 2월18일까지인가 본죽에서 판촉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홍보 포스터에 담긴 글이 걸작입니다. 내용인즉 '등록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취업문은 잘수록 좁아만 지니 더 이상 내 어찌 가만히 두고 볼 수 있겠는가. 본죽은 흉흉한 민심을 달래고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고자 하니 관심있는 이들의 많은 참여를 바라오.' 입가에 미소가 번졌으나 마냥 웃을 수만 없는 얘기여서 금새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공모전에서 아이디어로 채택되면 상금이 700만원이라고 합니다. 저도 자격이 되면 한번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눈이 내리고 추운날씨. 그것도 일요일인데도 누군가 아침부터 주차한 차위로 대리운전 홍보 전단을 꼽고 갔습니다. 눈이 쌓이지 않은 것으로 봐서 그리 오랜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 나가는 돈에 비해 들어온는 돈이 부족하다보니 이렇게 대리운전을 하면서 Two Job을 뛰는 중년 가장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눈은 내리지만 부디 오늘 손님들 많이 받으시고, 안전운전 하시길 원합니다.
우리 동네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붕어빵집입니다. 오늘도 붕어빵을 사먹으러 들렀는데 역시나 문을 닫았습니다. 얼마전 아주머니께 왜 붕어빵 안파세요? 라고 물으니 "날이 너무 춥다보니 거리에 사람이 없어... 있어도 집에 가기 바빠서 붕어빵은 쳐다도 보지 않는다"며 "가뜩이나 LPG가스값이 올라서 인건비는 커녕 가스비도 못 챙기니 장사를 안하는 게 낫다"며 한숨쉬던 모습이 선합니다. 그래도 나는 붕어빵 먹고 싶었는데... 이건 뭐 공동구매라도 해야 하나?
대로변 건널목에 택배 오토바이가 보입니다. 휴일은 택배를 하지 않는 걸로 아는데... 아마 주말에도 급한 물건을 전달하는가 봅니다. 눈 길 조심하시고 돈 많이 버시길 바랍니다.
중국집이 위치한 골목 입니다. 향원이라고 씌어진 배달용 오토바이 세대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오토바이들을 뒤로 하고 아저씨가 쌓이는 눈을 쓸어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동네 놀이터앞 사거리 입니다. 멀리 철가방을 뒤에 얹고 달려가는 중국집 배달 오토바이가 보입니다. 눈내리는 일요일에도 중국집은 멈추지 않습니다. 참 열심히들 사십니다.
대로변 편의점 앞입니다. 비슷한 얼굴의 두분이이 주로 새벽시간 출근해서 일하시는데 제가 보니 형제 같았습니다. 오늘 또 그분들과 비슷한 얼굴의 앳띤 소녀가 편의점 앞을 쓸고 있습니다. 아마두분 형제중 한분의 따님이신 듯 합니다. 내가 사진을 찍으려 앞으로 가니. 깜짝놀라는 바람에 뒤로 와서 좀 멀리서 찍어봤습니다. 이 곳 편의점은 사람들이 그리 붐비는 편은 아닙니다. 아마 담배를 팔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중 하나일 듯 합니다. 주변에 담배가게가 워낙 많다보니... 어쨋든 새벽에 잠도 못자고 고생 많이 하시는 데, 장사 잘 되기를 바랍니다.

맞은편 아파트 상가위에 만들어진 정원과 나무가지위에도 눈이 쌓여갑니다. 아침부터 조금씩 나풀나풀 내리던 눈이 오후 늦게 어느새 굵게 변하며 세차게 뿌려댑니다.
집들이 다닥 다닥 붙은 주택가입니다. 눈이 곳곳에 쌓인 이 곳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간답니다.
네온사인과 함께 보이는 건물이 인덕원성당이고, 그 뒤로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첨탑 건물이 동은교회입니다.
제가 주말마다 들리는 동은교회는 유난히 오늘따라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평상시의 2배 가량 모인 것 같았습니다. 설교를 하는 목사님도 신이 나셨더군요. 부디 하늘에서 이뤄진 것과 같이 인덕원에서도 이뤄지기를 기원합니다.
Copyleft NewsKing 2011.01.23. newski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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