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구의 날(Earth Day)이다. 자연환경 보호의 기념일로 요약할 수 있는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2000만 명의 자연보호론자들이 모여 최초의 대규모적 자연보호 캠페인을 전개하고 시위한 날을 기념해서 제정되었다고 한다.

 

네이버가 홈페이지 첫화면 최상단에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시키며 지구의 날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본은 대형식품기업을 낳았고 화학조미료가 버무려진 획일적인 맛을 강요하고 있다. 먹거리의 출처 따위엔 관심이 없다. 이러다 보니 생물종 다양성과 같은 전지구적인 문제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이렇게 생산되는 하나의 맛은 단일품종의 대량생산과 유전자조작에 대해서도 무감각하게 만든다.

 

자본의 이익을 앞세워 대량의 농식품을 취급하는 대형유통업체들은 규격화하고 획일화한 이런 농식품의 취급을 선호한다. 원산지를 위반하는 일은 납품업체의 잘못이지 더 이상 그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 아니다.

 

말하자면 그들이 파는 음식에 대해선 책임을 질 수 없는 구조다. 어쩌면 그들은 맛과 농수산물의 다양성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지도 모른다.

 

이러다 보니 외국산 농수산물을 헐 값에 들여와서 마진을 챙기는 일에 능하다. 국산 농수산물은 구색을 맞추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대형마트에 주로 납품하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자단체들에게선 친환경 재배를 포기하는 회원 농가들이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해봐야 이득은 커녕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이런 친환경농산물을 헐 값에서 사서 매우 비싸게 판다. 그들에겐 친환경농산물은 이벤트 상품에 불과하고 마진이 좋은 다른 농수산물의 판매를 상대적으로 늘리기 위한 미끼일 따름이다.

농협중앙회 안심한우는 아직도 대형마트에 농협한우를 제대로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납품업체를 통해서만 팔 수 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농협 또한 재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

 

물신의 하수인이 지구의 지식인에 대한 주제넘은 지배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대형마트의 신선농식품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한다. 지나친 점포 입점으로 인해 그들의 경영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심지어 대형마트가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진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직거래를 비롯한 농민 소비자들의 대안유통 채널이 호응을 얻고 있다. 지구의 환경과 동식물의 다양함을 생각하는 지구의 날만큼은 우리가 무엇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할지 생각해 볼이다.

 

지구의 날을 맞아 네이버가 선보인 이색적인 서비스는 보기에 무척 좋았다. 그런데 네이버의 '지구의 날' 홍보이미지 아래에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롯데리아 햄버그 이벤트 배너광고가 자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어색한 일이다. 네이버에게 이런 요구까지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가 낳은 무리일까?


김성훈 newsking@agrinews.co.kr @에그리뉴스 agrinews.kr

Posted by ezfarm.kr